[책리뷰] 상관없는 거 아닌가 - 장기하 에세이
1. 장기하 산문집에 관심을 갖게 된건 tvN '유퀴즈온더블럭'에 나온 그의 방송을 보고 나서다.
그리고 나서 '인생은 단지 파도위에 떠서 서핑하는 것'
이라는 말에 공감했었다.
https://blog.naver.com/thinkneon/222341565881
장기하 인생론 from tvN 유퀴즈
가끔 즐겨 보는 유재석, 조세호의 tvN '유퀴즈'. 작년인가 장기하가 나와서 뜬금없는 질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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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을 꽤 재미있게 읽었다.
원래, 남의 생각과 철학을 듣고 보는 것에 관심이 많은 터라 에세이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장기하'라는 샐럽의 생각이 최근의 나의 인생관과 맞닿는 측면이 많아서일까, 흥미롭게 읽었다.
책에서 장기하의 인생관을 볼 수 있는데,
'허무주의'와 '윤회사상'이랄까 그 불교의 어떤 사상과도 닿아 있다.
또한, 그의 책 제목처럼 '상관없는거 아닌가' 라는 측면에서 지독한(?) 자기 합리화가 녹아 있었다.
나쁜 의미의 '자기합리화'가 아니라, 본인 인생 사는데 굳이 남들 신경쓰고 사는건 의미없고
굳이 세상의 어떤 기준에 맞춰 사는 것에 스트레스 받지 말자는 측면의 '자기합리화'여서 보기에 나쁘지 않았다.
3. 지금은 대중적으로 매우 알려진 그의 곡들인 '싸구려커피'나 '달이 차오른다' 이후 '우리지금 만나'와 같은 곡을 들으면서,
'장기하'라는 인물에 대해서 음악적으로 천재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학벌이 주는 관심 '서울대' 출신이라는 측면에서 나또한 큰 관심을 가졌었다.
공부도 잘하는데 음악적으로도 이렇게 천재일수가.. 라는 부러움이 있었다.
책을 읽어보니, 대중음악가로서 '자유'를 추구하는 그의 성향은 짐작이 가능했는데,
그 '자유'가 주는 막막함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자유롭자고 하면 무한하게 자유로운..
즉,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런 스케줄이 없는 그 막연함과 막막함에 대한 스스로의 고민을 읽을수 있었다.
그러면서 때로는 직장인이나 일반적인 사람들이 부럽다는 것.
직장인들은 그냥 하루하루 출근하고 주어진대로(?) 살면 되는것에 비해,
그는 본인이 자기 스스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게 되는 것에 대한 고민... 그런것도 있겠다 싶었다.
결혼이나 아빠가 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밝혔는데,
지금의 자신의 자유를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바꿀 자신이 없다는 것.
그게 솔직한 얘기겠지.
'아이'가 생기면 모든게 '아이' 중심으로 되기 때문에 자유는 제한되기 마련이고,
직장인인 나조차도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 아쉬운 측면이 있는데,
때로는 둘째를 못 낳은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가도, 아이가 두명이 되었을때의 '책임감' 측면에서는
그냥 한명에게 최선을 다하자가 다행스럽기도 하다.
4. 위에서 말한 심각한 얘기 외에도
'영어 잘하고 싶은 의지','등산이나 달리기에 대한 관심','혼자 여행' 등등에 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많이 엮었다. 물론 그 에피소드의 대부분은 그렇게 하더라도 '상관없는거 아닌가'가 그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바뀐다 하더라도 '뭐 상관없는거 아닌가' 라고 유쾌하게 끝내는 책. ㅎ
재택근무가 길어지며 아무래도 사무실 출근할 때보다는 집에서 좀 여유가 있으니,
그동안 못 읽었던 책들을 좀 더 읽고자하는 의지가 있는 요즘
첫번째 완독으로는 적절한 책이었다.